교육과정
본질적 질문, 어떻게 쓰나 — 답보다 오래 남는 물음
본질적 질문(essential question)은 정답 하나로 닫히지 않고, 단원 내내 — 때로는 평생 — 다시 돌아오게 되는 물음입니다. 학생에게 외울 답 대신 생각할 이유를 주고, 흩어진 활동을 하나의 큰 생각(big idea)으로 묶어 줍니다. 백워드 설계의 Stage 1에서 영속적 이해와 짝을 이루어 "이 단원은 결국 무엇에 관한 것인가"를 드러내는 자리입니다(Wiggins & McTighe, 2005). "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누구인가?"는 한 번 답하면 끝나지만, "이야기 속 인물의 마음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?"는 다음 작품에서도, 친구의 속마음을 헤아릴 때도 다시 꺼내 쓰게 됩니다.
본질적 질문의 일곱 표지
McTighe와 Wiggins(2013)는 본질적 질문을 가려내는 일곱 가지 표지를 제시합니다.
- 열려 있습니다 — 하나의 최종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.
- 생각을 자극합니다 — 지적으로 몰입하게 하고 토의와 논쟁을 부릅니다.
- 고차 사고를 요구합니다 — 분석·추론·평가·예측 없이 기억만으로는 답할 수 없습니다.
- 전이 가능한 큰 생각을 가리킵니다 — 교과 안팎에서 쓰이는 아이디어를 향합니다.
- 또 다른 질문을 낳습니다 — 답하는 과정에서 탐구가 이어집니다.
- 근거를 요구합니다 — 답만이 아니라 뒷받침과 정당화가 필요합니다.
- 되풀이됩니다 — 시간을 두고 다시, 또다시 돌아올 수 있고 돌아와야 합니다.
본질성은 문장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. 같은 질문도 교사가 첫 차시에 정답을 정리해 닫아 버리면 더는 본질적이지 않습니다 — 질문의 힘은 그것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 있습니다(McTighe & Wiggins, 2013).
포괄적 질문과 제한적 질문
Wiggins와 McTighe(2005)는 범위에 따라 두 층을 나눕니다. **포괄적 질문 (overarching)**은 단원을 넘어 여러 학년·교과에 걸치는 질문이고, **제한적 질문 (topical)**은 이번 단원의 주제 안에서 그 큰 질문을 파고드는 질문입니다. "사람들은 왜 한곳에 모여 살까?"가 포괄적 질문이라면, "우리 고장 사람들은 왜 이 강가에 모여 살게 되었을까?"는 그 제한적 짝입니다. 제한적 질문이 단원 내용을 깊이 파게 하고, 포괄적 질문이 그 배움을 다음 단원으로 건네줍니다(전이). 한 단원에 두세 개, 많아도 다섯 개 안쪽이면 충분합니다(Wiggins & McTighe, 2005).
추진 질문과는 자리가 다릅니다. 본질적 질문이 교과의 큰 이해를 향한 교사의 나침반이라면, 추진 질문은 그 이해를 학생이 산출물로 답하는 한 문장으로 옮긴 것입니다 — 둘은 한 단원 안에서 위아래로 맞물립니다(단원을 프로젝트로 설계한다는 것).
작성 절차 — 이해에서 질문으로
- 영속적 이해를 먼저 씁니다 — "인물의 말과 행동에는 마음이 드러난다"처럼 단원이 남길 큰 생각 한 문장입니다(성취기준에서 출발하는 설계).
- 이해를 물음으로 뒤집습니다 — 이해를 알려 주는 대신, 학생이 그 이해에 스스로 이르게 하는 질문을 씁니다: "인물의 마음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?"
- 표지로 점검합니다 — 검색 한 번으로 닫히는가? 마지막 날 다시 물을 만한가?
- 우리 반의 말로 고칩니다 — 소리 내어 읽어 학생이 알아듣는지 확인합니다. Wiggins와 McTighe(2005)도 필요하면 아이들의 말로 바꾸어 물으라고 권합니다.
고쳐 쓰기 예시
| 처음 질문 | 고쳐 쓴 질문 | 달라진 점 |
|---|---|---|
| 식물의 한살이 순서는 무엇인가요? | 모든 생물은 한살이를 거칠까? 그렇게 말할 근거는? | 순서 확인 → 일반화와 근거 |
| 삼권 분립이란 무엇인가요? | 권력을 한곳에 모으면 무엇이 위험할까? | 정의 암기 → 판단과 정당화 |
| 올림·버림·반올림은 어떻게 하나요? | 언제 정확한 값이 필요하고, 언제 어림이 더 나을까? | 절차 → 쓰임의 조건 |
| 이 글의 주장은 무엇인가요? | 좋은 근거와 그럴듯한 근거는 어떻게 다를까? | 내용 확인 → 판단의 기준 |
왼쪽 질문은 틀린 것이 아니라, 습득(지식·기능)을 확인하는 자리에 둘 질문입니다.
흔한 함정 세 가지
- 정답이 있는 질문 — 교과서 한 문장에 답이 있다면 지식 확인 질문입니다. "~은 무엇인가요?"로 끝나는 질문은 한 번 더 의심해 봅니다.
- 너무 넓어 수업과 무관한 질문 — "행복이란 무엇인가?"를 어림하기 단원에 걸면 쓸 일이 없습니다. 수행과제를 해내면 이 질문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지 보십시오.
- 교사만 이해하는 어른 말투 — "사회적 상호작용이 공동체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?" 대신 "우리는 왜 함께 살까? 혼자라면 무엇이 어려울까?"라고 묻습니다.
교실에서 쓰기 — 걸어 두고, 되묻기
본질적 질문은 설계 문서 안에만 있으면 힘을 잃습니다. 교실 앞에 게시하고 학생 공책 첫 장에도 적게 한 뒤, 세 번 묻습니다. 단원 처음에는 지금의 생각을 짧게 적게 하고, 중간에는 활동을 마칠 때마다 "오늘 한 일이 우리 질문에 무엇을 보태었나?"를 묻고, 끝에는 첫날의 답과 나란히 놓고 달라진 점을 쓰게 합니다. 두 답 사이의 거리가 곧 이 단원이 남긴 이해의 흔적입니다.
점검 질문 하나 — "단원 마지막 날 이 질문을 다시 물었을 때, 학생의 답이 첫날보다 깊어질 수 있는가?"
참고문헌
- McTighe, J., & Wiggins, G. (2013). Essential questions: Opening doors to student understanding. ASCD.
- Wiggins, G., & McTighe, J. (2005). Understanding by design (Expanded 2nd ed.). ASCD.